검은 사제들(The Priests), 소녀가 붙든 악마를 멸하라.
01. 2015년 말, 뜻하지 않은 공포가 몰려온다.
이 영화가 나온지 벌써 8년이나 되었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2015년 11월, 저는 이 영화가 개봉하길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평소에 엑소시즘과 관련된 것에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장르의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합니다.
'검은 사제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신을 모시는 사제들이 등장하는 영화입니다.
'검은' 사제들이라고 제목을 붙인 이유는 그들이 입은 옷과 악마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신부의 검은 옷과 검은 악마.
모순적인 것들이 만나 어느때보다 짙은 검은색을 보여줬습니다.
장재현 감독을 필두로 하여 '김윤석', '강동원', '박소담'이 영화의 주연을 맡았습니다.
연기라고 하면 어디서 빠질 사람들이 아니라 더욱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서늘한 겨울에 찾아온 공포 영화는 조금 더 오싹한 기분을 들게 했습니다.
평범하게 살아온 소녀에게 씐 악마는 너무나도 잔인했습니다.
소녀를 구하기 위해 두 신부의 이야기.
한국의 민간신앙과는 다른 카톨릭만의 엑소시즘.
엑소시즘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02. 박소담의 색다른 발견
배우 박소담은 아티스트컴퍼니 소속으로 2013년 단편영화 <더도 말고 덜도 말고>를 통해 데뷔했습니다.
단편 영화로 찍어오다가 처음으로 대중들 눈에 들어오게 된 영화는 '경성학교 ; 사라진 소녀들'입니다.
저는 배우 박소담을 '경성학교 ; 사라진 소녀들'에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 저는 그때부터 배우 박소담이라는 사람에게 푹 빠져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검은 사제들에서 '영신'이라는 조연으로 출연했지만, 어떤 주연보다 눈에 띄는 조연이었습니다.
악마가 몸을 지배해 버린 영신은 배우지도 않은 언어를 마구잡이로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목소리까지도 바꿔버렸습니다.
저는 그 부분이 기계가 들어간 것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영신을 맡은 박소담이 연기했다는 것임을 알고 매우 놀랐습니다.
한두 가지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한두 개의목소리를 내는 것도 아닌데, 그 모든 것을 다 외웠다니...
실로 대단함에 박수가 나왔습니다.
박소담뿐만 아니라 김윤석과 강동원도 그에 대응하기 위해 같은 언어를 써야 했으므로 그들 역시 굉장히 많은 언어를 썼습니다.
03. 한 생명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할 수 있어야 하는.
희생이라는 말은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보다 남을 더 위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신을 모시는 신부들에게도 두려움은 있기 마련입니다.
때로는 도망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악마의 유혹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것을 이겨내고 그들은 소녀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검은 사제들>에 대해 짧게 줄거리를 설명해 보겠습니다.
2015년 서울 뺑소니 교통사고 이후 의문의 증상에 시달리는 소녀 영신.
찾은 돌출 행동으로 교단으 눈 밖에 난 김 신부는 모두의 반대 속에 영신을 구하기 위해 자신만의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엑소시즘은 혼자 할 수는 없는 법. 모든 자격에 부합하는 또 다른 사제 한 명이 필요했습니다.
김 신부는 신학생 최부제와 손을 잡게 되는데, 최부제는 김 신부를 감시하라는 임무도 받게 됩니다.
마침내 영신을 구할 수 있는 준비가 끝나고 주어지는 단 하루의 기회.
김 신부와 최 부제는 모두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엑소시즘을 시작합니다.
엑소시즘이 위험하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엑소시즘(구마)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여러 정보를 모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엑소시즘을 함부로 시행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알고 있습니다.
정신의학적으로 이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엑소시즘을 시행할 수 없는 때가 있다는 것이죠.
바로 영신의 경우처럼.
악마가 더 이상 인간의 몸에 씐 일이 없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